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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이 마모루, [좀비일기] by 개발부장

오래간만에 시간이 나서 살 책은 없이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발견한 문고본, 좀비일기.
손바닥보다 작은 판본에 깨알같이 새겨넣은 이 소설은, 기존 좀비물의 상식을 파괴하는 설정을 들이밀었다.

이 소설의 좀비들은 사람을 먹지 않는다. 쫓지 않는다. 그저 썩지 않고 배회할 뿐이다.
애초에 좀비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지인들이 일어서서 돌아다닌다는 사실에 -배경 설명처럼 지나가지만- 살아있는 인간들에게 혼란, 파괴, 망각이 닥쳐들어 모럴 해저드가 발생, 문명이 멸망한다.

그리하여 문명이 멸망한 일본에서, 홀로 남은 주인공이 하루 30구씩 '죽은 자들'의 머리를 저격하여 제례하는 이야기.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행각이 단순한 파괴가 되지 않기 위해서 절제하고 수양한다. 그것이 PTSD에 가까워 보이긴 하지만서도.

어느덧 좀비라는 존재가 인간처럼 생겼지만 마구 부수고 죽여도 전혀 문제없는 일반 몬스터 취급받게 된 시대에, 사실 처음부터 그럴려고 등장했지만서도 죽은 자들 틈에서 산 자가 산 자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이야기.

[나는 전설이다]의 원작 소설판을 감명깊게 본 사람이라면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그 이야기보다도 더 깊게 삽질을 한다는 느낌이랄까...

여담1. 이 작품에는 좀비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는다. 굳이 좀비라는 말을 피해 '죽은 자들'이라고 호칭된다.
그러나 책의 제목은 좀비일기.
과연 '좀비'는 누구일까?

여담2. 커다란 책들 사이에 끼여있는 조그만 판본을 무심결에 꺼내 무심결에 펴서 읽다가 다 읽고 역자의 말을 보니 저자가 오시이 마모루.(먼산)